첫 수업. 그리고 같은 방을 쓰게 된 마술사와의 해후. 치세는 낯선 세계 앞에서 당혹스러워했지만, 앨리스와 재회하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사람 앞에선 엘리어스가 교단에 서 있었고, 마술사들이 모인 칼리지에서 '마법'에 대한 수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는데.

치세의 앞에 나타난 늠름한 인상의 청년 리안. 마법을 가르쳐달라는 그의 말에 앨리스의 사역마인 윌 오 위스프가 그에겐 재능이 없다고 고했다. 이에 리안은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이를 크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의 안내에 따라 엘리어스와 합류한 치세는 식당에 방문할 것을 제안받았고, 거기엔 치세의 동급생들이 모여있었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을 들이게 된 안개 속. 치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수수께끼의 부인인 라하브와의 해후였다. 치세의 목 언저리에서 빛나는 비취색 루프 타이를 보고, 그녀는 지난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것은 한때 그녀의 제자였던 엘리어스가 그녀를 통해 인간에 대해 배우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마술사들과 교류를 하면서 치세는 칼리지에서 떠도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배움터의 기반을 닦은 마술사 명문가 '일곱 개의 방패'. 그리고 루시 웹스터와 연관된 '웹스터의 비극'. 칼리지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인과가 차례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동급생인 조이가 그녀를 일부러 피하는 행동을 보이자 치세는 그에게 말을 걸어 보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스승의 말에 불만을 품고 에인즈워스의 집에 방문한 앨리스. 그녀의 심중을 알게 된 치세 또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생각해 봤다. '사제'. '반려', '부모' 등의 관계 속에서 얻게 된 현재의 장소. 바라는 것과 상대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 사이에서 소녀들은 동요했는데.

우연히 알게 된 조이의 비밀. 그것을 공유하는 걸 계기로 학생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치세는 알지 못했다. 마침 그 자리에 있었던 소녀 또한 얽매여 있는 운명이 있다는 것을. 그네에게 날아든 한 마리의 쏙독새가 그녀의 사로잡힌 마음을 상기시켰는데.

살아남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한 교외 실습 부시크래프트. 학생들은 수업의 일환으로써 스코틀랜드로 향했는데, 그곳은 밤의 존재들이 야생에서 활보하는 땅이었다. 선한 자든 악한 자든 관계 없이 이쪽을 눈여겨보는 눈동자들이 항상 어둠 속에 있었는데.

그때 귓가에서 속삭였던 목소리.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누켈라비를 상처 입힌 자신. 그 선택에 치세는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한편 칼리지에서는 보관실에서 보관 중이던 금서가 도난당했다는 게 판명되었고, 그것은 '카르나마고스의 유언'이라는 산 자의 생사와 시간과 관련된 책의 사본이었는데.

루시가 눈을 뜨고 잠시나마 안도하는 분위기가 찾아온 것도 잠시. 칼리지에 숨어들었던 두 명의 늑대인간이 치세 일행을 습격했다. 그들의 모습에 루시는 형용할 수 없는 증오를 표출하며 소리를 질러댔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치세는 활로를 궁리해 냈다. 그때, 그녀의 내면에 있는 목소리의 주인이 다시 그녀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는데.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루시와 시메온을 걱정하는 치세. 그 원인은 금서인 '카르나마고스의 유언'으로 인한 마력 부족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엘리어스가 손을 쓰려는 가운데 치세 또한 이에 협력하고자 했는데.

망령이 방황하는 핼러윈 밤. 금서의 영향 때문에 몸이 좋지 않은 루시를 대신해서 치세 일행은 폐기탑을 방문했다. 그곳에 나타난 사람은 수상해 보이는 모습의 남자 자케로니였고, 그렇게 그의 안내에 따라 그들은 탑의 지하에 발을 들였는데. 마술의 세계에서 마법사는 과연 무엇을 보았을 것인가.

빼앗긴 마술서. 필로멜라가 자퇴하게 되었다는 소식. 두 가지 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칼리지가 봉쇄되면서 치세는 잠깐의 안식을 얻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고, 학생들은 스스로를 지키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특별 수업에 임했다. 이는 마술에 국한되지 않은 '전투'를 연습하기 위해서였는데.

런던 거리에 발을 들인 두 사람의 마녀. 행방이 묘연한 마술서를 찾아 그들은 밤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런 가운데 멀리서 비통함과 증오심이 느껴지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같은 시각 필로멜라는 앓아누워 있었다. 그녀는 그녀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상냥함에 마음이 옥죄이는 거 같았는데.

시험이 다가오는 가운데 괴로워하던 학생들이 잠깐 숨을 돌릴 겸 시작한 작은 여흥에서, 리안은 필로멜라에게 승부할 것을 요청했다. 필로멜라는 베로니카의 한마디를 듣자 이에 응했고, 접전 끝에 승리한 것은 리안이었으나 그의 눈에서는 기쁜 기색이 눈곱만큼도 없었는데.

바이올렛의 제안으로 시작된 '담력 시험'은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진행되었는데, 치세와 짝이 된 사람은 베로니카였다. 어색한 조합이었지만 치세는 그녀에게 확실하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필로멜라에 대해서. 그리고 그녀의 집안에 대해서. 치세의 질문에 베로니카는 미소를 지으면서 필로멜라의 성장 배경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원인 불명인 악몽. 학생들이 마력을 빼앗겨 하나둘 쓰러지는 가운데, 칼리지가 폐쇄된 원인이 알려지면서 모두들 동요하기 시작했다. 혼란에 빠진 칼리지 안에서 치세는 금서와 접촉하게 되었고. 엘리어스와 함께 잠깐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칼리지에는 불온한 공기가 떠다니기 시작했는데.

소녀의 바람은 단 하나, 사랑받는 것이었다. 사랑을 받지 못한 그 공허한 마음은, 소녀를 이형의 존재로 변화시켰다. 기댈 곳을 찾던 소녀는 지금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그건 소녀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것이었는데.

크게 변해버린 친구의 모습. 치세가 행동하기 위해 발을 내딛는 이유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친구로서, 그리고 마법사로서 그녀를 구하기 위해 치세는 달려 나갔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그녀는 죽고 말 테니까.

이것은 한때의 기억. 정령이 태어난 날, 그리고 그 정령에게 가장 중요한 명령이 하달된 날. 딸이 부모에게 사랑받았음을 기억하고, 이를 전달한다. 설령 그 앞에 어떤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해도, 이 역할만은 완수한다. 그랬을 터였는데.

친구를 위해 분투하는 조이. 그의 노력 덕에 치세 일행은 드디어 필로멜라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넘쳐흐르고 폭주하는 마력은 필로멜라를 비롯해 치세 일행까지 기억의 회랑으로 거두어들였고, 참담한 과거를 돌아보는 그들의 발걸음이 필로멜라의 본심을 이끌어냈는데.

밝혀진 리즈베스의 과거. 사랑이라고도 증오라고도 부를 수 있는 감정에 집착한 끝에 생겨난 결과. 어렴풋한 소망에 매달린 필로멜라의 바람은 어디에도 닿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사라져 갈 것인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그녀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저 바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녀에게 내밀어진 손은 잡을 수 없었는데.

엘리어스의 도움을 받아 리즈베스의 마술을 깨부순 알키오네는 자신의 본래 사명에 따랐다. 알키오네의 안에는 필로멜라를 지키기 위해 애덤이 남겨놓은 장치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리즈베스는 멈추지 않고 자기 자신을 제물로 바쳐 이방의 신을 현현시켜 버리고 말았다. 모든 것을 티끌로 변하게 하는 신 앞에서 치세 일행은 여신 모리간의 힘을 빌려 이에 맞섰는데.

마침내 리즈베스와 결별하는 필로멜라. 그렇게 그녀는 칼리지에서 만난 소중한 친구들과 협력해, 거짓된 신의 봉인을 시도했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봉인을 하는데 있어 도움을 구하는 그 손에는, 이미 망설임 같은 건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