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적호(三尾赤狐) 화월은 인간세상에서 사랑놀이하기를 좋아하며, 평생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지하게 여겨본 적이 없다. 어느 날 젊은 도사 탁운이 나타나 그녀가 여러 남자들을 해쳤다며 제압하려 하고, 도망가던 화월은 탁운이 자신에게 던진 바위에 길 가던 평범한 여자 아수가 맞을 뻔하자 몸을 날려 구해주고 다친다. 처음엔 화월이 여우 요괴인걸 알고 무서워 도망쳤던 아수는 생명의 은인을 그냥 둘 수 없어 다시 돌아가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주고, 곧 아수와 화월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한편 아수에게는 혼인을 약속한 남자 유자고가 있었는데, 그는 총명하고 재주가 많지만 가난한 집안 출신의 아직 출사하지 못한 서생이었기에 아수의 아버지가 격렬히 반대하고 있었다. 화월은 친구인 아수를 위해 아수와 유자고가 계속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여러 번 도와주지만 유자고는 고향의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또 아수는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각자 시골로 떠나며 엇갈리게 되고, 후에 아수가 죽었다고 오해한 유자고는 자결을 시도한다. 화월은 유자고를 구해준 뒤 그의 죽고자 하는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아수로 둔갑하여 그의 곁에서 그를 위로해주고 보살펴주고, 그러다가 그만 그를 사랑하게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화적떼에게 아버지를 잃은 아수가 홀로 돌아오는데...